오늘은 디폴트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경제용어 모라토리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러시아 전쟁 문제로 디폴트 우려라는 기사뿐만 아니라 모라토리엄이라는 말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모라토리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며 디폴트와는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모라토리엄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외부에서 빌린 돈에 대해 일방적으로 만기에 상환을 미루는 행위를 통칭해서 말합니다. 라틴어로 `Morari'는 `지체하다'를 뜻하는데 모라토리엄은 어원은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이 파산이나 지불유예를 선언하는 것과 달리 국가의 이 같은 지불 거부는 그에 대한 후유증도 한층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국가의 경우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실물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습니다. 국가신인도에도 장기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은 당연한 사항이죠. 이 때문에 어떤 나라든 모라토리엄은 가능한 최후의 카드로 남겨둡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위시한 국제금융기구의 활동도 채무상환 유예라는 파국을 막는데 역할을 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모라토리엄은 최근에도 실제 사례가 종종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사막의 기적으로 찬사를 듣던 두바이가 2009년 11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라토리엄은 왜 발생하게 될까요?
모라토리엄은 최종적인 지급거절과(디폴트)는 그 성격이 다릅니다. "갚고는 싶은데 능력이 안 된다 채권자들과 채무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게 모라토리엄을 선택하는 국가나 지자체의 정확한 의사표현입니다. 국가나 지방정부는 모두 확실한 고정수입이 있습니다. 세금을 거둬들이고, 보유한 자산의 이자를 받습니다.
그런데도 빌린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으로 떨어지는 원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중세 도시국가 시대에는 통치자 개인의 사치, 정권의 부패 같은 이유로 나라의 부채가 급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현대로 넘어오면서 이런 경우는 사실상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대신 경제공황이나 전쟁, 외환위기 등 우리 귀에 익숙한 단어들이 모라토리엄의 이유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숙한 경제운영이나 전쟁에 따른 천문학적인 부채를 이기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단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 채권국가들에게서 채무상환을 연기받고, 부채를 탕감하는 협상에 나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점보다는 해당 국가에 충격이 훨씬 더 큽니다. 약 3개월간 채무상환을 유예했던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사태를 떠올리면 모라토리엄에 대한 이해가 더 쉬울 겁니다.
우선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나라는 국제적으로 신용이 하락해 대외거래에 악재 요소가 많습니다. 또 환율이 급등하고 신용경색으로 물가가 급등하여 전반적으로 심각한 경제적 혼란을 겪게 됩니다. 채무국은 채무상환연기의 조건으로 여러 형태의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대외신뢰도를 높이라는 압력도 받습니다. 모라토리엄은 세부적으로 여러 가지 형태를 취할 수가 있습니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국가는 그야말로 경제 주권을 고스란히 빚쟁이들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국가의 중요한 기능 중 상당 부분을 잃는 창피함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모라토리엄은 이처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언입니다. 적어도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국가라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평소에 재정상황을 잘 관리하고 주변국과의 관계도 좋게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디폴트와 모라토리엄의 차이를 간단하게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폴트는 '나는 이제 돈도 없고 갚을 능력도 없으니 너네 알아서 해라' 라고 하는 완전한 형태의 파산 선언으로 배째라는 식입니다. 모라토리엄은 디폴트까지 가기 전에 '나는 빚을 갚을 능력이 있으니 조금만 시간의 여유를 달라' 라고 하는 빚쟁이들에게 부탁하는 단계입니다.
지금 러시아의 상황은 디폴트까지는 아니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빚을 갚을 능력은 있다는 말이겠죠. 오늘은 이렇게 모라토리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제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 펀드와 금 ETF에 대해 알아보자 (0) | 2022.03.18 |
---|---|
FOMC 도대체 정체가 무엇일까? (0) | 2022.03.17 |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알아보자 (1) | 2022.03.12 |
기준금리에 대해서 알아보자(feat.금리인상) (0) | 2022.03.10 |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해 알아보자 (0) | 2022.03.09 |
댓글